♦직장인 B씨의 하소연 이월된 연차휴가를 지난 1월 쓰려고 계획을 세우다 결국 포기 했다. 업무특성상 자리를 오래 비울 수 없어서다. 회사에선 연차를 다 소진하라고 공지를 보내고 날짜까지 지정해 보냈지만 가능하지 않은 지시다.
휴가를 떠나고 나면 업무공백을 메울 방법도 없다. 예전에는 다 소진하지 못한 휴가는 연차수당이라도 받았지만 회사가 "휴가촉진제"를 도입한 이후 그 마저도 불가능해졌다.
B씨는 '안가는 게 아니라 못 가는데도 휴가촉진제 이후 수당으로 보상받는 길마저 사라져 휴가는 휴가대로 못쓰고 수당도 못받는 악순환이 몇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 했다. 한국노동연구원이 고용노동부의 연구용역을 받아 지난해 한해 동안 국내 1570개 회사를 대상으로 실시된 "근로시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한 미사용 수당지급을 지급하지 않은 사업장 661곳 전체의 42.1%에 해당한다고 한다.
권두섭 민주노총 법률원장은 "회사가 휴가 소진상황을 철저히 관리하되 사업장의 조직문화 등을 고려해 현실에 맞게 수당 지급도 병행하는 등 휴가촉진제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김영호의원은 휴가촉진제 도입기업도 미사용연차에 대해서는 수당을 지급하도록 강제하기 위한 법안을 국회에 발의한 상태다. "휴가는 근로자의 당연한 권리"라며 갈수 있는데 '휴가를 안가는 근로자는 없다'라고 말했다.
"휴가촉진제"는 회사에서 휴가 사용기간이 만료되기 6개월전에 근로자에게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를 사용하도록 독려하는 제도다. 만일 근로자가 구체적인 휴가 시기를 지정하지 않는 경우 회사가 시기를 지정해 연차휴가를 사용하도록 한다. 회사가 연차휴가를 부여했음에도 근로자가 사용하지 않은 경우에는 회사의 연차수당 지급의무를 면제한다 정부가 휴가사용 장려 차원에서 2003년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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